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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차세대 원전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승부수로 소형모듈원자로(SMR)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부산시가 제조 인프라 구축과 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기장군이 주민 수용성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혁신 SMR(i-SMR)’ 유치전에 본격 돌입하면서다.
23일 부산시와 기장군에 따르면 최근 기장지역 5개 읍·면 191개 마을 이장 전원이 참여한 ‘i-SMR 기장군 자율유치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 행정기관이 아닌 주민 주도의 민간 조직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SMR 유치에 대한 지역사회의 높은 관심과 공감대, 수용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기장군 관계자는 “6월 예정된 부지수용평가위원회의 주민 여론조사를 앞두고 군민들의 유치 의지와 지역 수용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추진위는 빠른 시일 내에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수원 본사를 방문해 유치 필요성과 최적지임을 적극 피력할 계획이다.
이번 유치전은 단순한 발전소 건설을 넘어 부산의 미래 산업 구조 전환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을 높인 차세대 원전으로 평가받는다. 공장에서 주요 부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가능해 건설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단지 확대에 따른 안정적 전력 공급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기장군은 지난 1월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 직후부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과거 신고리 7·8호기 예정 부지를 후보지로 검토하면서 기존 고리원전 송·배전망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별도 송전망 건설 부담이 적고 부·울·경 메가시티 산업벨트와 인접해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3월 들어서는 유치전이 본궤도에 올랐다. 기장군의회는 ‘혁신형 SMR 신규원전 건설 후보부지 유치 동의안’을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고, 기장군은 곧바로 한수원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읍·면 순회 설명회와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이어가며 ‘사전 공감대 형성’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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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도 발 빠르게 산업 기반 구축에 나섰다. 시는 지난 3월 강서구에서 ‘SMR 보조기기 제작지원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전국 3개 권역 가운데 가장 먼저 공사에 돌입한 사례다. 총사업비 295억 원이 투입되는 이 센터는 전자빔 용접과 레이저 클래딩 등 차세대 원전 핵심 제조 장비를 구축해 지역 중소·중견 원전 기자재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맡는다.
부산시는 단순 제조 지원을 넘어 원전 산업의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인 고리1호기 해체 사업과 연계해 SMR 제조·정비·해체까지 아우르는 산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부산테크노파크,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해양대, 한국원자력기자재협회 등이 참여하면서 산학연 협력 체계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개최한 ‘SMR 기술세미나’에서는 정부 정책과 글로벌 공급망 변화,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 원자로 기술, 제조 공정 혁신 전략 등을 공유하며 산업 생태계 조성 논의도 본격화했다. 부산시는 이를 통해 지역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진입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부산이 원전 해체 산업과 차세대 원전 제조 산업을 동시에 확보할 경우 글로벌 원전 산업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장군 관계자는 “SMR 유치는 지역경제와 미래 에너지 산업을 동시에 견인할 핵심 사업”이라고 밝혔고,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이 차세대 원전 기자재 시장 선점의 전초기지가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조원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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