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리모델링 1호 ‘상록아파트’ 수평 증축 추진

입력 : 2024-02-20 19:47:00

안준영 기자 [email protected]

1차 안전진단서 B등급 평가 받아
1000세대서 1104세대로 확장

부산에서 처음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해운대구 좌동 상록아파트. 정대현 기자

부산에서 처음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해운대구 좌동 상록아파트. 정대현 기자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는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 상록아파트’가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았다. 부산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인데,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고민하는 다른 아파트 단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해운대 상록아파트 리모델링 주택조합(이하 조합)은 지난 8일 리모델링 1차 안전진단에서 B등급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상록아파트는 지난해 9월 부산 최초로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인가가 났다. 비슷한 시기에 해운대 그린시티(신시가지) 역세권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바람이 불어 여러 아파트들이 리모델링 추진을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 침체 장기화와 노후계획도시(1기 신도시) 특별법 적용 등으로 현재는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리모델링 안전진단은 준공 15년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구조 안전성만 점검한다. 재건축은 안전진단 등급이 낮게 나와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반면, 리모델링은 C등급 이상으로 높게 나와야 가능하다.

리모델링은 사업성 확보를 위해 증축이 필수적이다. 안전진단 C등급 이상이면 수평 증축이나 별동 건설이 가능하고, B등급 이상이 나와야 수직 증축을 할 수 있다. 상록아파트의 경우 B등급을 받은 덕분에 수직 증축도 가능하지만, 지반 문제나 시간·비용적 측면을 고려해 별동을 지어 수평 증축을 진행한다. 상록아파트는 지난해 2월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고, 리모델링 이후 단지명을 ‘더샵 해운대 프리머스’로 정했다. 기존 1000세대 9개 동이던 아파트 단지를 1104세대 10개 동과 부대시설로 확장할 계획이다.

조합 측은 지자체와 협의를 거듭해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고 건축 심의 등 각종 심의 절차를 밟아나갈 방침이다. 2026년께 두 번째 조합원 동의서를 받고 동의율이 75%를 넘으면 이듬해인 2027년 이주와 착공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2030년에 최종 입주를 목표로 잡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1기 신도시 이슈와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자체적으로 논의를 거듭했고, 리모델링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소유주에게 무엇이 이익이 되는지 생각하며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며 “현재 동의율이 73%에 달하기 때문에 2차 동의서 취합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하반기 1기 신도시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을 진행할 선도지구를 지정할 계획이다.

안준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