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로 설치 애로·보행자 위험 상존”

부산 광안대교 전경. [사진 부산시]

부산의 랜드마크로 관광명소인 광안대교 보행로 설치와 상시 개방은 없던 일로 결론이 났다.

부산시는 광안대교를 보행자 등에게 상시 개방해달라는 시민 요구가 높지만, 현행대로 자동차 전용도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대신 마라톤·걷기 같은 광안대교 개방 행사를 많이 열기로 했다.

부산시는 시민의 광안대교 상시개방 요구가 늘어나자 지난해 3월 18일부터 1년간 광안대교에 보행로 설치와 자동차전용도로 해제 등을 검토 용역하고 시민여론을 조사해왔다. 하지만 광안대교에 보행로를 확보하려면 차로를 축소하고 각종 교량 난간을 이설하거나 신설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교량에 용접 등을 해야 해 교량 내구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방행사 개최된 부산 광안대교. [사진 부산시]

개방행사 개최된 부산 광안대교. [사진 부산시]

또 차량 통행으로 옆 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심하고 평균 풍속 역시 초속 7~32m로 강한 바람이 불어 보행자 안전에 위협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순간적인 위험 강풍도 연간 1만7994회 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 조사결과 보행로 설치에 찬성하는 시민 의견이 61%로 많지만, 트레일러와 대형화물차 운전자는 각각 60%와 75%로 오히려 반대 의견이 많았다. 부산경실련과 (사)걷고 싶은 부산, 부산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원칙적으로 보행로 설치에 찬성하면서도 안전한 보행환경이 확보되지 않는 점을 우려했다. 시민단체는 전체 교량 7.42㎞ 가운데 최소 4.3km를 걸어야 하는 등 광안대교 중간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이 없고, 1.5~2m의 좁은 보행로를 설치하면 개방해도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대신 차량통제 후 다양한 행사 개최”

김종경 부산시 도시계획 실장은 “광안대교 상시개방 요구가 높아 다양하게 검토했으나 기술·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보행 안전에서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나 “보행로 설치는 어려우나 차량 통제 후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는 방법으로 시민에게 부산의 아름다운 바다 경관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안대교는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과 해운대구 우동의 센텀시티를 잇는 총연장 7420m, 너비 18∼25m에 2층 복층 구조의 왕복 8차로 다리다. 1994년 8월 착공돼 2003년 1월 6일 개통된 국내 최초의 2층 해상교량이다. 교량 가운데 900m는 현수교로 10만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는 경관 조명 시설을 갖춰 광안리 해수욕장의 야경과 함께 부산 명소로 자리 잡았다.

부산=황선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