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일본 나고야 포트미세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볼더링 결승에서 노희주가 4번째 과제에서 완등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가 어려워서 걱정이네요”

1일 오후 5시 45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경기가 열린 일본 나고야 포트미세홀. 이날 여자 볼더링 결선에 출전한 노희주(22·한국체대)의 어머니 여미영(53) 씨는 딸의 경기를 기다리며 홀드를 응시했다. 난도 높은 홀드가 보이자 떨리는 목소리로 걱정스런 마음을 드러냈다. 여자 볼더링과 남자 리드에 출전하는 노희주·노현승(18·부산 신정고) 남매를 응원하기 위해 노 남매의 어머니, 아버지, 언니, 외할머니는 나고야를 찾아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지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리드 단체전 동메달을 노희주가 목에 걸었지만 경기는 현장에서 지켜보지 못했다. 경기 전 여 씨는 “희주가 손가락 부상이 있어서 진통제만 먹고 버티고 있는데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아시안게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 시작 15분을 앞두고 이날 경기의 과제를 탐색하는 시간. 노희주는 경기장에 들어선 뒤 밝게 웃으며 여 씨에게 손을 흔들었다. 여 씨는 “희주가 저렇게 밝아요”라며 환하게 웃으며 화답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노희주·노현승 남매의 가족.

부산 기장군에서 초중고를 다닌 노희주와 노현승은 초등학교 시절 전단을 보고 클라이밍장을 찾았다가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노희주는 지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스피드 계주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3년 만에 볼더링으로 종목을 바꿔 다시 태크마크를 달았고 동생 노현승도 함께 국가대표로 나고야에 왔다.

경기 전 엄마의 걱정은 기우였다. 노희주는 결승 두 번째 선수로 나서 첫 과제를 25점으로 플래시(첫 시도 만에 완등)하며 완벽히 출발했다. 엄마는 두 손을 모아 기도했고 외할머니는 고개를 숙인 채 경기를 지켜봤다. 노희주는 두 번째 과제까지 완벽하게 해냈다. 두 번째 과제를 20초 만에 끝내며 2연속 플래시(첫 시도만에 완등) 행진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1일 일본 나고야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볼더링 결승전. 노희주가 과제를 풀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경기 고난도로 꼽힌 3번 과제. 첫 실패가 있었지만 노희주는 침착하게 숨을 고른 뒤 다시 암벽으로 올랐다. 세 번째 과제에서 두 차례 시도 끝에 중간 존을 확보하며 9.8점을 얻었다. 네 번째 과제에서도 노희주는 두 번째 시도에서 중간 존을 확보했지만 완등에는 실패하며 최종 69.7점 5위로 대회를 마쳤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노희주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노희주는 “1번 2번 과제를 한 번에 다 깨고서 긴장이 풀려서 괜찮아졌는데 3번 문제부터 다시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희주는 경기를 마치고 가족을 보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좀처럼 대회가 끝난 뒤 울지 않았던 노희주의 눈물에 여 씨는 “세 번째 과제만 잘했으면 메달도 가능했는데 아쉽지만 희주가 대견하다”며 “희주가 고기를 좋아하고 야채는 잘 안 먹는데 한국 가면 좋아하는 거 많이 해줘야겠다”고 말했다.

노희주는 경기를 마친 뒤 다음 목표로 올림픽을 꼽았다. 노희주는 “다음 달 전국체전도 잘 치르고 내년 올림픽 선발전도 잘 준비해서 올림픽에도 꼭 나가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한편 노희주의 동생 노현승이 출전하는 남자 리드 경기는 2일 준결승전 뒤 3일 결승전을 갖는다. 나고야(일본)=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