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양두구육? 이건 정치 아냐…국민 보기엔 ‘똑같은 놈'”

입력 : 2022-07-29 15:51:49 수정 : 2022-07-29 16:29:48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개최한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개최한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29일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사적 문자 노출’에서 이어진 이준석 대표와 친윤계의 설전에 대해 “이건 정치가 아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권 대행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적 대화가 담긴 문자 메시지를 노출해 당 일각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 지도체제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안 의원은 “저는 (권 대행이) 의도적으로 (문자 메시지를) 노출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내용 자체가 대통령이나 권 대행 자신에게 좋지는 않은 내용 아니겠나”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본회의장 내부에서 개인적인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는 것 자체가 적절하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안 좋은 시기에 안 좋은 실수가 나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민생에 힘을 모아야 할 때 더이상 소음은 없어야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권 대행이 다음주 월요일께 의원총회를 열어 재신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는 취지의 질문에는 “재신임이 안 되면 조기 전당대회로 가야겠다. 다른 방법은 없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내부총질 문자가 공개되면서 권성동 리스크에 대한 당내 우려도 높아가는 분위기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엔 “현재 이준석 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이 대표의) 경찰조사 결과에 있을 것”이라며 “경찰 조사 결과가 빨리 나왔으면 정리가 될 텐데 계속 시간을 끌다 보니 이렇게 소모적인 공방만 오고 가는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휴대전화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휴대전화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안 의원은 이 대표의 ‘양두구육’ 메시지에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이 ‘앙천대소’라고 응수하며 이 대표와 친윤(친윤석열)그룹 간 갈등이 격화하는 데 대해선 “여당 입장에서 굉장히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런 갈등은 내부에서 충분히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해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며 “온라인상으로 서로 포화를 주고받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또 안 의원은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에 심정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없지 않나’라는 질문엔 “복잡한 심정이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이나 억울한 피해 구도가 아니다”라며 “서로 잘못이 연속적으로 반복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했다.

이어 안 의원은 “도대체 어느 쪽이 양두구육인지 국민들께서 보시기에 판단이 안 갈 정도”라며 “제가 만나는 분들은 ‘똑같은 놈들이다’라는 식의 과격한 표현도 쓰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굉장히 크다”고 덧붙였다. 또 “저도 정치인 한 사람으로서 반성하고, 민생 문제 해결에 중심을 둬야겠다”며 “민생 문제를 해결 안 하고 권력투쟁만 하면 그게 좋아 보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의 징계 후 장외정치에 대해서는 “정치인이면 정치적인 계획들이 다 있다. 그것을 하라 마라 할 수는 없다”면서도 “제가 보기에는 지금은 자숙할 때인 것 같다”고 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