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의 LG CNS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부산시 제공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의 LG CNS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부산시 제공

부산에 19조원을 웃도는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 기업을 중심으로 동남권 제조업과 동북아시아 국가의 첨단 산업 수요를 흡수할 방침이다. 풍부한 전력 기반 시설과 국제 해저 광케이블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첨단 데이터 거점으로 단숨에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강서구 에코델타시티(EDC) 그린데이터센터 집적 단지에 들어설 AI 데이터센터 3기에 대한 전력 계통 영향 평가를 이달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이곳에 입주를 결정한 AI 데이터센터는 총 5개다. 이미 두 곳은 전력 계통 영향 평가를 마치고 착공을 앞두고 있다.

부산 전체에서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은 총 17곳에 이른다. 투자 계획이 밝혀진 곳만 추리면 총 19조원, 1310㎿ 규모다. 이 가운데 100㎿ 이상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는 720㎿ 규모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일부 기업은 투자 사항을 비공개로 하고 있어 실제 추진되는 투자 규모는 훨씬 더 크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이처럼 지역에 대대적인 데이터센터가 세워지는 것은 시가 선제적으로 사업을 이끌어온 영향이다. 시는 강서구 미음산업단지를 중심으로 LG CNS와 MS, BNK금융지주 등의 데이터센터 구축을 적극 지원했다.

이 사업을 발판 삼아 2021년 17만7000㎡ 규모의 에코델타시티 그린데이터센터 부지를 조성했다. 지난해 5개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를 확정 지었다.

시 관계자는 “기존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던 민간 사업자들이 일제히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수랭식 냉각 방식을 설계에 반영했다”며 “이미 6곳이 전기 수전을 확보했고 2곳은 전력 계통 영향 평가까지 통과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건립과 관련해 가장 큰 장점은 풍부한 인프라와 탄탄한 생태계다. 기장군 고리 원자력 본부와 송배전 설비를 바탕으로 한 부산의 전력 자립률은 약 170%에 달한다.

시는 특히 해운대구 송정 해안에 설치된 국제 해저 광케이블을 장점으로 꼽았다. 국내 데이터의 90% 이상이 이 광케이블을 지난다. 자율주행 등 다양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저 광케이블을 품은 부산이 동북아 AI 수요를 떠받치는 요충지로 단숨에 떠올랐다. 실제로 MS는 해저 광케이블 위치를 토대로 홍콩과 일본을 잇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나섰다.

기업의 활용 능력을 끌어올릴 서비스 교육 사업도 활발하게 이뤄진다. 시는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이 몰려 있는 해운대구 센텀시티 일대를 정보통신 클러스터로 조성했다. 세계적인 기업과 연계해 신생 기업을 돕고 지역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민간 중심 협력 사업을 지원한다. 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세계적인 기업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등 여러 국내 기업이 널리 참여한다.

관건은 확실한 운영사를 확보하는 것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직접 투자하고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대부분 사업은 개발이 먼저 이뤄지는 단계”라며 “전력 인프라 등 뚜렷한 강점을 살려 물리적 피지컬 AI 구현을 위한 든든한 마중물로 삼겠다”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email protected]